광인사를 수료하고 개강을 하기까지 시간이 많이도 흘렀다.
바쁘기도 하고 게으름도 한 몫을 해서 2기가 다 뽑힌 지금에야 후기를 남긴다.
코스 진행 같은 것들은 다른 분들이 많이 올리셨고 멋쟁이 사자처럼 홈페이지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으니
비전공자 관점에서 후기를 써봐야겠다.
광주 인공지능 사관학교를 지원하고 싶은 비전공자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받았었다.
이에 대해 답변해 보려고 한다.
*참고로 나는 블로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정치학도이고 경영학을 부전공하였다.
프론트를 조금 배워서 HTML, CSS나 조금 할 줄 아는 채로 광인사에 들어갔다.
Q. 비전공자가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수업은 기초부터 시작되므로 당연히 따라갈 수 있다.
근데 진짜 그걸 100% 다 이해하고 암기하고 코드도 짤 수 있고 그런거냐 묻는다면 솔직히 아니다.
배울 때는 솔직히 뭔 소린지 이해도 안되고 단어들을 처음 접하니 외계어를 듣고 있는 기분이다.
하지만 프로그래밍 용어도 두 번, 세 번 수업에서 듣게 되면 꽤 친숙한 기분이 들 정도가 된다.
나는 기숙사에 거주했으므로, 기숙사 기준 컴공 애들도 밤 늦게까지 복습하고 공부하고 했었다.
그 정도를 함께 공부하면 그나마 나중에 프로젝트 할 때 왼쪽에 실습 코드를 띄워놓고 변경해 가면서 응용할 정도는 된다. (구글링도 엄청 하면서)
그리고 최소한 수료 후에 다른 강의나 교육을 수강한다면, 혹은 독학이나 스터디를 한다면,
최소한 인공지능과 관련해서는 전공자보다 나은 이해력을 갖게 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현재 복학 후 2-3학년 전공자들(인공지능 전공 말고, 컴공 전공자들)과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확실히 내가 가르쳐 줄 것이 많았다. 물론 인공지능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몇몇 컴공 전공자들은 예외로 두자.
Q. 비전공자가 프로젝트를 할 수 있나요?
나도 내가 민폐가 될까봐 정말 많은 걱정을 했다.
공부를 따라가고 못 따라가는 것은 전적으로 내 일이지만
프로젝트는 다른 분들의 커리어에도 영향이 갈 수 있기 때문에,,
결론을 말하자면 내가 속한 팀은 해커톤에서 대상을 탔고 광인사 외부 대회에서도 입상을 했다.
그 외의 프로젝트들에서도 소소하게 좋은 결과들을 거뒀다.
프로젝트를 할 때 팀원 모두가 코어 코드를 담당하는 건 아니다.
누구는 프론트를, 누구는 서버를, 누구는 AI를 누구는 기타 사이트 구동에 필요한 코드들을 담당해서 짜야한다.
기획, 발표를 담당하는 사람도 분명 필요하다.
기획과 발표를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이 없는 팀의 기획과 발표는 암울한 수준이었다. (이런 팀이 상당히 많았다..)
발표 자료에서의 가독성이나 맞춤법은 말할 것도 없고 시의 적절하지 못하거나 지극히 유희에 치중한 기획도 많았다.
광인사는 분명 기술이 중요한 곳이지만 사회는 기획과 마케팅이 더 중요할 때도 많다.
프로젝트 기간에는 이미 서비스 중인 기업과 협업을 한다.
또 해커톤의 심사 역시 사회에 계신 분들이 하기 때문에 기획과 PT의 중요도가 높다.
그렇게 느낀 이유는 해커톤 순위 중상위권에 랭크 된 팀 중에 일부는
기능 구현을 제대로 완료하지 못한 팀이었기 때문이다.
기능 구현을 전부 잘 했지만 기획과 PT가 엉망인 팀보다,
기능 구현을 제대로 못했어도 기획과 PT가 제대로 된 팀이 비교적 상위에 랭크되었다.
(물론 두 팀 모두 상위권은 아니었다.)
또 우리 팀이 참여 했던 대회는 1차 기술 PT, 2차 기술 + BM(Business Model) PT,
3차 BM(Business Model) PT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렇게만 봐도 기술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내 경험 상 문과생이 기획과 PT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감을 가지자.
다시 프로젝트의 기술 구현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나는 서버 빼고는 다 만들어 보았다.
내가 만들 수 있는 기능은 분명 한 개 이상 있다. 그러므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
할 수 없다면 구글링으로 어떻게든 만들어 내면 된다.
나는 해커톤 때 듣도 보도 못한 라이브러리를 이용하여 수업에서 조금도 배워본적 없는 기능을 구글링으로만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잘 작동했다!)
수업을 잘 따라간다면 분명 최소 한 가지의 역할은 수행할 수 있을 것이므로 너무 기죽지는 말자.
비전공자의 경우 자신의 domain 지식을 바탕으로 기획을 한다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Q. 비전공자도 끝나고 취업을 할 수 있나요?
비전공자가 바로 취업하는 것을 보기도 했지만 많은지는 잘 모르겠다.
인공지능 분야로 바로 취업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듯 하다.
나는 새 학기가 되어 소프트웨어 관련학과를 복수전공으로 채택하며 복학을 했다.
광인사가 현재 하는 공부에 도움이 되냐고 묻는다면 엄청.
하지만 솔직히 노베이스 비전공자가 여길 수료해서 6개월 뒤에 바로 취업을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조금 무리가 있다.
그러나 관련 전공으로 복학을 한다거나 비전공자로써 관련 학과 대학원 인턴을 해보겠다거나
자신을 갈고 닦는 시간을 조금 더 가질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광인사에서 한 공부는 그 초석을 닦는데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
광인사 후기나 오픈 채팅방을 보면 비전공자들의 질문에 대해서,
'힘들어 하더라', '따라가기 힘들거다' 등의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던 것을 목격했다.
따라가기 힘든 건 맞는데 힘들게 하다보면 분명 얻는 것들이 있다.
안하는 것보다는 나으므로 그런 말은 무시해도 좋을 것 같다.
최종 결론)
성장이 목표면 하고, 당장의 취업이 목표라면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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